전선 없는 스마트팜 2탄, 센서 설치가 어려운 진짜 이유와 해결방법

스마트팜은
센서보다 전선이 먼저였다

지난 글에서는
전선 없는 스마트팜을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부딪힌
현실적인 문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스마트팜이라고 하면
센서부터 떠오릅니다.

온습도센서, 토양수분센서,
이산화탄소센서, 일사량센서처럼
다양한 장비가 있습니다.

인터넷만 찾아봐도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정말 많습니다.

온습도 센서
수직형 스마트팜 내 온습도 센서
(AI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센서만 준비하면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직접 농장을 운영해 보니
가장 어려운 것은
센서가 아니었습니다.

센서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그리고 전기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가
더 큰 문제였습니다.


직접 농사를 지으며
떠올린 아이디어

현재 저는 비닐하우스 4동과
약 200평 규모의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소 농장을 관리하다 보면

‘이 일을 자동으로
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화분마다 수분 상태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어떤 곳은 충분히 젖어 있는데

바로 옆 화분은
벌써 흙이 말라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노지에 있는 약 600개의 화분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600개의 화분
노지에 있는 600여개의 화분들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물론 600개 화분에
모두 센서를 설치할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구역별로 대표 화분을 선정한 뒤
토양수분만 측정하면

주변 화분의 상태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토양수분이
설정값보다 낮아지면

관수모터가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구상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문제는
센서가 아니었다.

계획을 세우고 설치 위치를
하나씩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토양수분센서를 설치하려는 곳과
전기를 공급받을 위치가

약 30~40m
떨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전원선만
조금 연장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계산해 보니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전원선을 공중으로 설치하면
지지대가 필요했고
간이 전신주를 세워야 하는
상황도 생겼습니다.

땅속으로 매설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굴착 비용과 배선 공사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여기에 누전 위험과
방수 처리까지
고려해야 했습니다.

농기계가 오가는 곳이라
배선이 손상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프로젝트는
그 자리에서 멈춰 버렸습니다.

센서가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전원선 하나가 모든 계획을
가로막은 것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스마트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센서를 설치하는 기술이 아니라

센서까지 전기를 안전하게
가져가는 일
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건전지 센서를
찾았지만
또 다른 벽이 있었다

전원 문제를 해결하려고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건전지로 동작하는
토양수분센서를 발견했습니다.

배터리만 교체하면

전원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이었습니다.

‘아싸! 드디어 방법을 찾았다.’

그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또 다른 문제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바로 무선 통신입니다.

센서가 토양수분을 측정해도
그 데이터를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보내지 못하면

자동관수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센서와 관리 장비를
연결하는 통신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Wi-Fi였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익숙한
무선 통신은 역시 Wi-Fi입니다.

집에서도 사용하고,
사무실에서도 사용하며,

농막에서도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장 먼저
Wi-Fi를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건전지로 동작하면서
Wi-Fi를 통해 데이터를 보내는

토양수분센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유기만 하나 설치하면
끝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다시 둘러보니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Wi-Fi는 거리가
문제였다.

제가
센서를 설치하려는 위치는

공유기와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환경이 좋다면
Wi-Fi도 50m 이상
(간섭이나 방해가 없는경우)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농장은 집과 다릅니다.

나무가 있고,
철제 시설물이 있고,
비닐하우스도 있습니다.

시설 원예하우스
끝까지 길이가 몇미터 일까요? 헥헥
(ai로 제작한 사진입니다.)

계절에 따라 작물이 자라면서
통신 환경도 계속 변합니다.

처음에는 잘 연결되더라도
몇 달 뒤에는
신호가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농장을 조금씩 확장하게 되면

공유기 하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CPE도 알아봤지만
고민은 남았다.

조금 더 찾아보니

CPE라는 장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CPE는 Wi-Fi 신호를
수백 미터 이상까지
전송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실제로 농촌에서도
와이파이 신호를 멀리 보내기 위해
많이 사용됩니다.

처음에는
‘이거면 해결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설치 방법을
하나씩 공부하면서

다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CPE 역시 전원이 필요했습니다.

PoE라는 기술을 이용하면
랜선 하나로 전원과 데이터를
함께 보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한 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랜선도 결국 전선입니다.

제가 만들고 싶었던 시스템은
전선을 조금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전선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
이었습니다.

그때부터

‘Wi-Fi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Bluetooth, Zigbee, LoRa, NB-IoT까지

하나씩 공부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무선 통신도
용도에 따라
선택이 다르다.

무선 통신이라고
모두 같은 기술은 아닙니다.

각 방식마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장 좋은
기술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농장에 가장 잘 맞는
기술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Wi-Fi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고
논문도 읽어 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아래 표는 대표적인 무선 통신을
농업 환경에 맞춰 정리한 내용입니다.

주요 무선 통신 방식 비교

통신 방식통신 거리전력 소모장점단점
Wi-Fi약 30~100m높음속도가 빠름소비전력이 큼
Bluetooth약 10~100m매우 낮음연결이 간단거리가 짧음
Zigbee약 100m낮음메쉬 구성 가능중계기 필요
LoRa수 km 이상매우 낮음장거리 통신전송속도가 느림
NB-IoT전국망낮음기지국 사용통신요금 발생

※ 실제 통신거리는 안테나 높이,
장애물, 주변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LoRa를
선택한 이유

표만 보면
LoRa는 속도가 가장 느립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렇게 느린 통신이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곧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보내려는 데이터는 사진도 아니고,
영상도 아니었습니다.

토양수분, 온도, 습도처럼
숫자 몇 개만 전송하면 끝나는
데이터였습니다.

예를 들어

수분 : 31%
온도 : 28.4℃
습도 : 71%

이 정도의 데이터는
용량이 매우 작습니다.

굳이 초고속 통신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멀리 보내고,
전기를 적게 쓰는 것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LoRa가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습니다.


배터리로
오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센서를 한 번 설치하면

오랫동안 손대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Wi-Fi는
항상 공유기와 연결을
유지해야 하므로

배터리 소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입니다.

반면 LoRa는
평소에는 잠들어 있다가
설정한 시간마다
잠깐 깨어나 데이터만 보내고

다시 절전모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Deep Sleep
이라고 합니다.

이 덕분에 태양광과
18650 배터리만으로도

장기간 운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제가 LoRa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농장은 집보다
훨씬 넓다.

집에서는 공유기 하나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농장은 다릅니다.
하우스가 여러 동이고,
노지와 과수원이
떨어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앞으로 농장을 더 늘리게 되면
센서를 추가할 때마다
공유기를 설치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도 복잡해집니다.

반면 LoRa는 게이트웨이
하나만으로도
넓은 면적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확장성이
제가 가장 크게 매력을 느낀
부분입니다.

제가 만들려는
시스템은
이런 모습입니다

지금 구상하는 프로젝트는
복잡한 스마트팜이 아닙니다.

농업인이 직접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센서는 토양수분을 측정하고,
측정한 값을 LoRa로 전송합니다.
데이터를 받은 게이트웨이는
저장과 분석을 담당합니다.

이후에는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입니다.

글로만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토양수분센서
        │
        ▼
ESP32 + LoRa
        │
     무선 전송
        │
        ▼
라즈베리파이
        │
        ▼
데이터 저장
        │
        ▼
휴대폰 · PC

이 구조를 기본으로

필요한 기능을
조금씩 추가하려고합니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구성품은?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지만,

현재는 다음과 같은 부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구성품예정 모델선택 이유
MCUESP32-S3성능과 전력 효율이 좋음
무선통신SX1262 LoRa장거리 저전력 통신
센서정전용량식 토양수분센서부식에 강함
전원18650 배터리교체와 충전이 쉬움
충전소형 태양광 패널장기 운용 가능
게이트웨이Raspberry Pi + LoRa HAT데이터 수집 및 저장
데이터베이스InfluxDB시계열 데이터 관리
시각화Grafana그래프로 확인 가능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싼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장에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구성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oRaWAN이 아닌
LoRa P2P일까?

LoRa를 공부하다 보면
LoRaWAN이라는 용어를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저도
LoRaWAN으로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계속 공부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제가 만들려는 시스템은
센서 수가 수백 대인
대규모 농장이 아닙니다.

또한

여러 지역에 분산된 장비를
관리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필요한 것은
내 농장에서
센서와 라즈베리파이만
안정적으로 연결되는 환경입니다.

그래서 불필요하게
복잡한 LoRaWAN보다

구성이 단순한
LoRa P2P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설정도 간단하고,
직접 제어하기도 편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프로젝트가 커지면
LoRaWAN으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복잡한 구성을
선택하기보다

직접 만들면서
하나씩 확장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현실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기록하는
이유

사실 인터넷에는
스마트팜 정보가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기업 제품 소개이거나,
전문 연구 자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농업인이
직접 따라 할 수 있는 자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성공한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패했던 과정도
함께 기록하려고 합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ㅠ)

전원 때문에 포기했던 일,
통신 방식을 고민했던 시간,
부품을 잘못 선택한 경험까지

있는 그대로 남길 생각입니다.

혹시 저처럼
스마트팜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사용할

ESP32-S3와
SX1262 LoRa를
준비하고,

라즈베리파이에
LoRa HAT을
연결하는 과정부터

차근차근 소개할 예정입니다.

부품 선택 이유와
국내에서 구매할 때 주의할 점,

920MHz와 915MHz의 차이,

그리고 실제 통신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도

직접 테스트하여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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