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는데 또 물 주세요? 농사에서 가장 헷갈리는 관수량 계산하는 방법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물을 주는 일입니다.

물은 많이 주면 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작물마다 필요한 양이 다르고
생육시기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기온과 일사량이 달라지면
필요한 물도 달라지게 됩니다.

저 역시 포도 농사를
처음 시작하면서 고민했습니다.

당시 약 600평 규모의
하우스에서 포도를 재배했습니다.
포도 재배기술을 공부하면서
특히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물을 도대체 얼마나 줘야 할까?

그때 농촌진흥청 박사님께
직접 질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이야기는 대략
이런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300평에 15톤 정도를
5일 간격으로 공급해 보세요.”

물론 생육시기와 기상환경에 따라
관수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별다른 계산 없이
전문가의 말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좋았습니다.

포도 당도도 잘 나왔고
품질도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15톤이라는
숫자를 기준처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농사를 계속하면서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300평에 15톤이라는 물은
도대체 어떻게 계산한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관수량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목차

300평에 15톤,
근거가 있는 숫자였습니다

제가 들었던 15톤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경험치만은 아니었습니다.

농촌진흥청 농사로에서는 포도의
적정 관수량을 증발산량을 기준으로
설정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증발산이라는 단어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쉽게 나누어 생각하면 됩니다.

토양에서도 물이 증발합니다.
포도나무도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잎을 통해 내보냅니다.

이를 증산이라고 부릅니다.

토양에서 증발하는 물과
작물이 증산하는 물을 합쳐
증발산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결국 농장에 공급한 물은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작물이 자라는 동안 계속
밖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에서는
포도의 5월부터 10월까지
하루 평균 증발산량을 약
2.2~2.3mm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온기인 7~8월에는 이보다 높은
하루 4.2~5.4mm까지 증가합니다.
(10a=300평=1000㎡ 기준)

그리고 평균 증발산량을 기준으로
5일 간격으로 10a당 10~15톤을
관수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계산을 해보자면

5일간 누적 증발산량은
2.2mm x 5일 = 11mm
4mm x 5일 = 20mm 이므로

여기에 면적을 곱하면
11mm x 1,000㎡ = 11톤
20mm x 1,000㎡ = 20톤

즉 증발산량은 평균적으로 11톤에서
고온기에는 20톤까지로

그 기준을 넘어서는 관수량이
포장에 필요하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왜 증발산량은
mm로 표시할까?

여기에서 처음 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농장에서는
물을 보통 톤이나 리터로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증발산량은
2mm, 3mm처럼
mm 단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기예보를 보면 강수량이
항상 mm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mm라는 단위를 이해하면
관수량 계산이 쉬워집니다.

1㎡에 1mm의 물을 채우면
물 1L에 해당합니다.

계산도 아주 간단합니다.
1mm=0.001m이므로
부피를 계산하면
(부피=가로x세로x높이)

1㎡ × 0.001m = 0.001㎥
0.001㎥ × 1,000L/㎥ = 1L

따라서 농업에서 아주 편하게
이렇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관수량(L) = 면적(㎡) × 관수 깊이(mm)


300평에서는
1mm가 약 1톤입니다

이제 농장 면적으로
계산해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300평은 정확하게 계산하면
약 992㎡ 정도입니다.

농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10a는 정확히 1,000㎡입니다.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약 300평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1㎡에서 1mm가 1L이므로
1,000㎡에서 1mm는
물 1,000L가 됩니다.

물 1,000L는 약 1톤입니다.

따라서 아주 간단한
공식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300평에서 물 1mm = 약 1톤

이것만 기억해도 농장에서
물 계산이 상당히 쉬워집니다.

물의 깊이300평 기준 물량600평 기준 물량
1mm약 1톤약 2톤
5mm약 5톤약 10톤
10mm약 10톤약 20톤
15mm약 15톤약 30톤
20mm약 20톤약 40톤
30mm약 30톤약 60톤

그러니까 제가 포도 하우스에서
300평에 15톤을 공급했다는 것은

면적 전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mm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앞에서 이야기한
증발산량과도 비교하기 쉬워집니다.

300평에서 물 1mm가 약 1톤이 되는 관수량 계산
10a인 1,000㎡에서는 물 1mm가 약 1톤에 해당한다.
(AI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하우스 포도에서는
비가 와도
계산이 다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제가 재배했던 포도는
노지 포도가 아니었습니다.
하우스 포도였습니다.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하우스 지붕이 막고 있기 때문에
노지처럼 재배면 전체에
강우가 직접 공급되지 않습니다.

농촌진흥청의 포도 표준가온
재배자료에서도 생육기간 동안
적정 관수량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하우스재배는 외부 강우에 관계없이
관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우스에서는 오히려
관수시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밖에서 비가 내리고 있어도
하우스 토양은 건조할 수 있습니다.

저도 포도를 재배하면서
결국 필요한 물을
관수시설로 직접 공급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관수량 계산을
노지로 가져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노지에서는
비도 하나의 물 공급입니다

노지에서는 하우스와 달리
비가 토양에 직접 내립니다.
따라서 자연강우 역시
작물에 공급되는 물입니다.

여기에서 앞에서 배운
계산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300평에 비 1mm가 내리면
전체 강우량은 약 1톤입니다.

비 5mm가 내렸다면
약 5톤에 해당합니다.

비 10mm라면 약 10톤,
비 20mm라면 약 20톤입니다.

600평 농장이라면 물량은
대략 두 배가 됩니다.

예를 들어 600평 밭에
비가 20mm 내렸다면
전체 면적에 떨어진 물은
약 40톤에 해당합니다.

숫자로만 보면 상당한 양입니다.
일기예보에서 보는 비 20mm와

“내 농장에 물 40톤”
이라는 표현은 체감부터 다릅니다.


비가 왔는데
또 물을 줘야 할까?

이제 제목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노지 농장에서 비가 왔다면
당연히 강우를 고려해야 합니다.

작물이 사용한 물을 관수로
계속 보충하고 있었다면
비는 그 부족한 수분의 일부를
자연적으로 보충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비가 충분히 내렸는데도
평소 관수일정만 보고 똑같은 양을
공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먼저 최근 강수량을 확인하고
토양수분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 농사로에서도 노지의
관수량은 단순한 하나의 숫자로
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기온과 강수량, 공중습도, 바람,
작물의 종류와 생육상태뿐 아니라

토성, 지온, 지하수위, 유효토심,
토양의 보수력 등 다양한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비 10mm를
그대로 10톤 빼면 될까?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300평에 비 10mm가 내렸다면
하늘에서 떨어진 물의 총량은
약 10톤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계산 자체는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소 관수량이
15톤인 농장에서 무조건

15톤 – 10톤 = 5톤

이라고 계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강수량은 농장에 떨어진
전체 물의 양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 물이 모두
작물 뿌리 주변에 저장되어
이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토양이 이미 충분히 젖었다면
일부는 아래로 빠질 수 있습니다.

강한 비가 짧게 내리면
일부가 지표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건조했던 토양에
천천히 비가 내린 경우에는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강수량은 매우 중요한
판단자료로 활용하되

실제 관수 여부는 토양수분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농사로 농업용어사전에서도 관수는
작물 생육에 필요한 토양수분이
부족할 때 인위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결국 관수량 계산은
물수지가 핵심입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면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보겠습니다.

농장의 물을 하나의
통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들어오는 물이 있고
빠져나가는 물이 있습니다.

하우스에서는 강우 유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대부분 필요한 물을
관수로 공급해야 합니다.

노지에서는 관수뿐 아니라
비도 물 공급원이 됩니다.
반대로 토양과 작물에서는
증발산으로 물이 계속 빠져나갑니다.

따라서 관수량을 판단할 때는

얼마나 들어왔는지,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이 세 가지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관수 전 확인할 조건

확인사항의미
최근 강수량자연적으로 공급된 물
증발산량토양과 작물에서 소비된 물
현재 토양수분실제 남아 있는 물의 상태
토성물을 보유하는 능력
배수조건물이 빠져나가는 정도
생육단계작물의 수분 요구도
재배형태노지와 시설재배의 차이

특히 토양수분은 중요합니다.

농촌진흥청의 시설재배 기술에서도
수분센서 등을 이용해
토양수분을 측정하고 설정값에 따라
관수를 제어하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른 농장의 관수량을
그대로 따라하면 안 되는 이유

제가 처음 포도 농사를
시작했을 때를 다시 생각해보면
300평에 15톤이라는 숫자는
굉장히 편리한 기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숫자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농사를 계속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같은 작물을 재배한다고 해서
모든 농장의 조건이 같지 않습니다.
물을 잘 머금는 토양과
쉽게 건조되는 토양이 다릅니다.

배수가 잘되는 농장과
지하수위가 높은 농장도 다릅니다.

같은 여름이라도 흐린 날과
고온·강한 일사가 이어지는 날의
수분 소비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서도 포도의
여름철 고온기 증발산량이 평상시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관수량을
하나의 고정된 숫자보다는

기준량에서 시작해 내 농장에
맞춰가는 값
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공신력 있는 재배기준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그다음 토양수분을 확인하고
작물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관수량과 관수간격을 조금씩
조정해 나가는 것입니다.


비 몇 mm를 톤으로 바꾸면
물관리가 쉬워집니다

오늘 내용에서 딱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것이면 충분합니다.

관수량(L) = 면적(㎡) × 관수 깊이(mm)

그리고 농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10a를 기준으로 바꾸면

관수량 1mm × 1,000㎡ = 1,000L = 약 1톤
입니다.

따라서 약 300평에서는
비 1mm = 약 1톤
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알고 나면
일기예보도 달리 보입니다.

노지 300평을 관리하는데
내일 비 15mm가 예상된다면

단순히 “비가 조금 오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면적 기준으로
약 15톤 규모의 비가 예상되는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최근 토양수분은 어떤지,
작물이 어느 생육단계인지,

며칠 동안 날씨가 어땠는지를
함께 살펴보면 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관수량 계산의 출발점입니다.

정답을 하나 외우는 것보다
물이 어디에서 들어오고
어디로 빠져나가는지를 이해하는 것.

그 원리를 알고 나면
300평에 몇 톤을 줘야 하는지도
훨씬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내 농장에 필요한 물은
이렇게 계산합니다

이제 실제 농장에서 사용할
계산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앞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이미 한 가지 배웠습니다.

1㎡에 물 1mm를 공급하면
필요한 물은 1L입니다.

따라서 농장 면적만 알면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면적과 관수량 계산 공식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농장면적(㎡) × 공급량(mm)
= 필요한 물의 양(L)

예를 들어 1,000㎡ 농장에
10mm를 공급한다고 해보겠습니다.

1,000 × 10 = 10,000L
즉 약 10톤입니다.

15mm를 공급한다면
1,000 × 15 = 15,000L
약 15톤이 됩니다.

평으로 계산하고 싶다면
㎡로 먼저 바꾸면 편합니다.
1평 = 약 3.3058㎡

300평은 약 992㎡이고
600평은 약 1,983㎡입니다.

다만 농업에서 사용하는 10a가
1,000㎡이기 때문에 편의상

300평 ≈ 1,000㎡ ≈ 10a
로 이해하면 계산하기 쉽습니다.


100평부터
1,000평까지 계산해보면

매번 계산하기 귀찮다면
아래 표를 참고해도 됩니다.

농장면적5mm10mm15mm20mm
100평약 1.7톤약 3.3톤약 5톤약 6.6톤
200평약 3.3톤약 6.6톤약 9.9톤약 13.2톤
300평약 5톤약 10톤약 15톤약 20톤
500평약 8.3톤약 16.5톤약 24.8톤약 33톤
600평약 10톤약 20톤약 30톤약 40톤
1,000평약 16.5톤약 33톤약 49.6톤약 66톤

이 표를 보면 물을 톤으로만 생각할 때보다

면적에 따라 필요한 물량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입니다.

특히 농업용 물탱크를 설치하거나
모터펌프를 선정할 때도

내가 한 번 관수할 때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한지
알아두면 상당히 유용합니다.

농장 면적과 관수 깊이로 필요한 물의 양 계산하는 방법
농장면적(㎡)에 공급하려는 물의 깊이(mm)를 곱하면
필요한 물의 양을 L로 계산할 수 있다.
(AI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물 15톤을 주려면
몇 시간 틀어야 할까?

필요한 물의 양을 계산했다면
다음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몇 시간 틀어야 하지?”

저도 실제 농장에서 관수시설을
사용하면서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입니다.

농업인들은 관수할 때 흔히
“한 시간 정도 틀었다.”
“두 시간 정도 줬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관수시간만 가지고는
실제 물량을 알기 어렵습니다.

같은 한 시간이라도 펌프와
배관, 압력, 점적호스에 따라
공급되는 물의 양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시간당 실제 유량입니다.


관수시간 계산도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농장 전체에서
시간당 5톤이 공급된다고 해보겠습니다.

목표 관수량이 15톤이라면
15톤 ÷ 시간당 5톤 = 약 3시간
관수하면 됩니다.

시간당 10톤이 공급된다면
15톤 ÷ 시간당 10톤 = 약 1.5시간
이면 됩니다.

즉 기본 계산식은
목표 관수량 ÷ 시간당 공급량 = 필요한 관수시간
입니다.

문제는 우리 농장의
시간당 공급량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점적호스는
점적구 유량부터 확인합니다

점적관수를 사용하고 있다면
계산이 조금 더 구체적입니다.

제품마다 점적구에서 배출되는
시간당 유량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적구 하나의
유량이 시간당 2L이고

농장 전체에 실제 작동하는
점적구가 2,000개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시간당 공급량은
2L × 2,000개 = 4,000L
즉 시간당 4톤입니다.

목표 관수량이 12톤이라면
12톤 ÷ 4톤/시간 = 약 3시간

관수하면 계산상 12톤을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점적관수 계산 공식

점적구 유량(L/h) × 점적구 개수 × 관수시간(h) = 총 공급량(L)

이 공식을 알고 있으면
“오늘 두 시간 물 줬다.”보다 훨씬 정확하게
“오늘 약 몇 톤을 공급했다.”라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제품에 적힌
유량만 믿지 말고
확인해보세요

여기서 실제 농장에서는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점적호스에 표시된 유량과
실제 토출량이 언제나
정확히 같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점적구의 토출량은 사용 압력과
제품 특성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일반 점적호스라면
관로의 압력 변화에 따라
시작 부분과 끝부분에서
토출량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포도 관수 자료에서도
관수시간만으로 물량을 판단하기보다

점적구 아래에 용기를 놓고
일정 시간 동안 받은 물을 측정해
실제 공급되는 물의 양을
확인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관수시설을 설치했다면
한 번 정도는 직접 측정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점적구 아래에
용기를 놓아두고 10분 동안
200mL가 나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를 한 시간으로 환산하면
200mL × 6 = 1,200mL

즉 해당 점적구의 실제 유량은
1.2L/h가 됩니다.

이 값을 이용하면 농장의
실제 공급량을 보다 현실적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압력보상형 점적호스라면
계산이 편해집니다

관수구역이 넓어질수록
압력 차이도 중요해집니다.

일반 점적호스는 입구와
끝부분의 압력이 달라지면
각 점적구에서 나오는 물의 양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압력보상형 점적호스는
일정 작동압력 범위에서
점적구의 토출량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넓은 면적이나 관로가 긴 농장에서는
관수 균일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압력보상형이라고 해서
아무 압력에서나
같은 유량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별 적정 작동압력과
규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물탱크 용량도
관수량을 알고
정해야 합니다

관수량 계산은
물을 주는 방법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농장에 설치할 물탱크의
용량을 정할 때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번 관수할 때
약 15톤이 필요한 농장인데

5톤 물탱크 하나만 설치했다면
탱크를 세 번 채워야 합니다.
반대로 5톤 탱크 두 개라면
저장량은 총 10톤입니다.

한 번 관수에 필요한 물량보다
저장량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하수나 상수도가
관수 중 계속 보충된다면
탱크 용량이 반드시
전체 관수량과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물탱크 저장량 + 시간당 유입량
그리고 관수시설의 시간당 사용량
사이의 균형입니다.

이것을 모르고 펌프부터
선정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펌프가 크다고
관수량이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농업용 모터펌프를 고를 때도
비슷한 오해가 생깁니다.

“2마력 펌프니까 충분하겠지.”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마력만으로 실제
관수량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펌프가 만들어낼 수 있는 유량과
양정, 배관구경, 배관길이,
밸브와 필터에서 발생하는 손실,
관수시설의 요구압력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즉 관수량 계산과 펌프 선정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관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여기까지 계산법을 보면
“그러면 작물별로 몇 mm를
주면 되는지만 알려주면 되겠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업에서는 바로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같은 작물을 재배해도
필요한 물의 양이 달라집니다.

첫 번째는 토양입니다

점질토처럼 물을 비교적
잘 보유하는 토양이 있습니다.

반대로 배수가 빠르고
수분 보유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토양도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작물에 같은
15톤을 공급한다고 해도
토양수분 변화는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날씨입니다

기온이 높고 일사가 강하며
바람까지 많이 부는 날에는
작물과 토양에서 빠져나가는
수분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흐리고 습도가 높은
조건에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수량을 항상
고정해놓기보다는
기상조건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세 번째는 작물의 생육단계입니다

같은 포도나무라도 생육 초기와
과실이 자라는 시기의
수분 요구도가 항상 똑같지는 않습니다.

작물별 재배기술에서 관수시기와
관수량을 생육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관수량 결정 순서

복잡한 계산식을 농장에서
매번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저 역시 실제 농사에서는
복잡한 공식보다 기준을 만들고

농장 상태를 보면서 조금씩
보정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단계, 공신력 있는 기준을 찾습니다

먼저 농촌진흥청 농사로나
농업과학도서관의 재배기술 자료에서
재배하는 작물의 관수기준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감으로 정하기보다
연구자료를 기준점으로 삼는 것입니다.

2단계, mm를 톤으로 바꿉니다

자료에서 하루 증발산량이나
관수량이 mm로 표시되어 있다면
내 농장 면적에 맞게
톤으로 환산하면 됩니다.

면적(㎡) × mm ÷ 1,000 = 물의 양(톤)

예를 들어 2,000㎡ 농장에서
5mm를 공급하고 싶다면
2,000 × 5 ÷ 1,000 = 약 10톤입니다.

3단계, 노지라면 강우를 확인합니다

노지에서는 최근에 내린
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강우도 토양에 물을
공급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강수량을 기계적으로
그대로 차감하기보다는
토양수분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단계, 실제 토양수분을 확인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작물의 뿌리가 있는 토양입니다.
표면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근권부의 수분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토양수분센서를 이용해
변화를 기록하는 것도 좋습니다.

관수 전과 관수 후의
수분 변화를 계속 기록하면
내 농장에서 어느 정도
물을 공급했을 때
토양수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데이터가 조금씩 쌓이게 됩니다.

5단계, 내 농장의 기준점을 찾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관수량을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공신력 있는 권장량에서 시작해
작물 상태와 토양수분,
날씨와 배수조건을 확인하면서

조금씩 관수량과 간격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제가 포도 하우스에서 처음
300평당 15톤이라는 기준을 듣고
그 숫자에서 시작했던 것처럼

기준을 하나 정하고
내 농장에 맞게 영점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몇 톤보다
중요한 것은 원리입니다

관수량을 알아보면서 처음에는

“300평에 몇 톤을 주면 되는가?”
라는 정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농사를 지어보니
하나의 숫자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300평에서 1mm는
약 1톤이라는 계산은 같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mm는
농장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우스인지 노지인지 다르고
토양과 배수조건이 다르며
기온과 일사량도 다르고
작물의 생육단계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관수량 계산의 핵심은
몇 톤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작물이 얼마나 물을 소비하고,
토양에 얼마나 남아 있으며,
필요한 부족분을 얼마나
보충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들었던
300평당 15톤이라는 숫자도
이 원리를 이해하고 나니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일기예보에서 보는
비 10mm라는 숫자 역시

노지 300평을 기준으로 보면
약 10톤 규모의 물이
농장에 내린다는 의미

조금 더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관수량을 계산하고 싶다면
우선 이것부터 기억해보세요.

약 300평에 1mm는 1톤

여기서부터 내 농장의 물 계산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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